경제생활

변론기일 후기, 준비물, 교훈, 주의사항

기투 2024. 1. 22. 11:46

지분 경매 처리를 위해 소송에 진행중인지 어느덧 반 년 이상..

최근 공유자분과 변론기일에 다녀왔다. 나의 변론기일 과정을 숫자로 딱딱 끊어 기록하자면 다음과 같다.

0. 변론기일 전날, 급하게 해당 법원 근처에 숙소를 잡았다. 오전이 기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급하게 증거사진을 보내야 해서 서증을 제출하였다.
서증 제출은 전자소송 홈페이지에서 [서류제출]-[민사서류]-[서증]을 누르면 된다.
서증은 맨 위 그룹에 있다. 필요한 만큼만 입력하면 되고, 첨부파일도 필요 없으면 하지 않아도 된다.
pc방에서 제출했어서, 인증서를 가져오지 않았으면 로그인때문에 진짜 애를 먹었을 거다.
중요한 날 인증서는 도장만큼 필수다.

1. 아침에 법정에 도착했다. 재판하는 곳은 보통 정면으로 있는 게 아니라, 뒤편으로 빙 돌아가야한다. 그래서 조금 애먹었다. 입장하면 먼저 검색대 통과 형식의 소지품 검사를 한다.

2. 법정 앞 복도에는 벤치 소파가 있었고, 생각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중 일부는 내 상대 피고인 중 한 분이셨다...

3. 복도 법정 문 옆에는 주의사항이 적혀있고(도촬,소란 등 경고), 기일 시작 전 20분쯤이었나? 오전 재판 순서가 촤르르 나왔다. 우리 순서가 엄청 뒤길래 실망했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판사님이 먼저 앞 사건은 판결만 쭈르르 읊으셨다. 나는 황급히 긴장하였고, 알고 보니 우리 순서가 3번짼가 였음을 알게 되었다.

4.  나의 경우, 변론인만 나와서 변론하라고 판사님께서 명하셨다. 같이 오신 공유자분께서 변론기일에 더 해박하셨는데, 나만 나가야했던 것이다. 어쨌든 태연한 척 하고 인사했다.

5. 피고인 공유자 중 한 분께서도 오셨다. 복도에 앉아 계셨던 분이셨는데..
역시 재판 전까지 복도에서도 말조심을 해야한다. 나는 피고인이 특정 지역에서 왔다고 다른 옆 사람과 얘기하는 것을 우연히 듣고, 그 분이 내 피고인임을 예측할 수 있었다.

6. 판사님 운이 너무 좋았다. 판사님께서 사건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시고, 피고인께 의사를 여쭈셨다. 피고인이 답변하자 그것이 어려운 이유를 모조리 말씀하셨다. 진짜 판사님은 차원이 다르다. 진짜 말이 안 나오게 다르다..
나는 그렇게나 말을 준비했지만 달랑 "네"한마디만 하게 되었다.

7. 판사님이 일단 조정기일 말고 선고일을 잡아주셨다. 그렇게 5분도 안되어 변론기일이 끝났다. 나는 인터넷에서 배운 대로 말 없이 꾸벅 인사를 드리고 나갔으나 바쁘셔서 아예 우리쪽을 보시지 못하셨다.

8. 피고인분께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행이 피고인 조차도 점잖으신 분이셨다. 서로 의사를 적당히 묻고, 공손하게 인사 드리고 헤어졌다.

실제 법정 문앞 모습. 저 전광판에 사건이 쭈르르 뜬다.

교훈

1. 변론기일을 다녀올 때 준비물은 만일의 제출을 대비한 공인인증서, 판사님의 말을 메모할 펜과 노트(전자기기 말고 종이와 펜이 좋을 것 같다)이다.

2. 재판 순서표를 보고 방심하면 안 된다. 기일 시간은 괜히 그렇게 잡힌 게 아니로다.

3. 판사님 운빨도 장난이 아닌 것 같다. 모든 판사님이 이번 판사님 같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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